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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

[이끼] 서로를 바위삼아 살아가려는 이끼들의 향연 (스포일러 다량 보유) '이끼' 개봉 이후 거의 대부분의 평들이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서의 '이끼'를 바라보며 변주라느니 변질이라느니 많은 논의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사실 웹툰을 접하지 않고 영화를 접한 관객의 입장으로서 해 볼 얘기도 있지 않을까 한다. 강우석과 웹툰 '이끼'의 만남은 썩어서 찌든 현실의 구석구석을 대중이 영화에 자연스럽게 몰입하여 발견하게끔 풀어내는 강우석 작품의 매력을 업그레이드 시킨 측면이 분명 있다. 축축하고 습한 바위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이끼처럼 모든 등장인물들은 서로를 바위 삼아 살아가려는 이끼같은 인물들이다. 유목형(허준호 역)은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종교 지도자로 등장하여 자못 진지하게 성경의 말씀을 전파하는 듯 하지만, 결국 그의 뜻과 다른 사람을 '악'으로 치.. 더보기
[10억] 사람은 누구나 겁에 질려 살아가니까 (스포일러 다량 보유.) 특정 영화를 정확한 기준 없이 ‘총 평점 10점 만점에 몇 점’, ‘몇 점짜리 영화’ 정도로 평가 내려 버리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상당히 회의적이지만, 나름 열심히 본 영화에 대해서는 참고 정도로 흔히 짧은 감상평들을 찾아보기 마련이다. ‘평론’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내건 긴 글들보다는 그냥 ‘감상평’ 정도의 짧은 글들이 보편적이고 솔직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데 한 영화에 대한 평이 이렇게 극과 극인 경우는 또 오랜만인 것 같다. 평점을 보면, 10점 만점 기준에서 1점부터 10점까지 중간 점수가 거의 없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영화...별로다(네이버ID:yyr0823hi)’, ‘케이블의 서바이벌 프로가 만 배 낫다(영화평론가 김종철)'와 같은 말이 있는가 하면 '.. 더보기